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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무신정변부터 대몽항쟁까지, 고려 무신시대 100년 역사의 진실

by urongstory 2025. 5. 25.

고려 무신시대는 1170년 무신정변부터 1270년까지 약 100년간 지속된 특별한 시기입니다. 문신 중심 정치에서 무신 중심으로 권력구조가 완전히 바뀌면서 고려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몽골 침입에 맞선 40년간의 대몽항쟁과 강화도 천도, 그리고 삼별초의 마지막 저항까지 이어진 민족적 투쟁정신이었습니다.


서론

고려 무신시대는 우리 역사상 가장 역동적이면서도 격변의 시기였습니다. 1170년 정중부를 중심으로 한 무신들의 정변으로 시작된 이 시기는 단순한 권력교체를 넘어서 고려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문벌 귀족들이 주도하던 문신 중심의 정치체제가 무너지고 무신들이 실권을 장악하면서, 고려는 전기와 후기를 구분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벌어진 몽골과의 장기간 항쟁은 민족의 주체의식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강화도 천도와 팔만대장경 제작 등은 오늘날까지도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남아있습니다.


1. 무신정변의 배경과 전개과정

무신정변이 일어난 근본적 배경은 고려 전기부터 누적된 문신과 무신 간의 극심한 차별대우에 있었습니다. 제도적으로 무반은 정 3품 직인 상장군을 최고 관직으로 하여 2품 이상인 재상직에는 올라갈 수 없었고, 따라서 재상은 문신이 독점하게 되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무신들에 대한 사회적 멸시와 천대였는데, 정중부가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에게 수염을 태우는 모욕을 당한 사건은 무신들의 분노를 극에 달하게 만들었습니다.

 

일반 하층 군인들의 불만도 정변의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이들은 전시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각종 공역에 동원되었으며, 심지어 군인전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1170년 8월 의종의 보현원 행차를 계기로 정중부, 이의방, 이고 등이 정변을 일으켰고, 오병수박희 과정에서 대장군 이소응이 젊은 문신 한뢰에게 뺨을 맞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무신들의 분노가 폭발하게 되었습니다. 정변 후 의종은 폐위되고 명종이 즉위하면서 무신정권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 무신정권의 특징과 최씨 정권

무신정권 초기에는 정중부, 경대승, 이의민 등이 차례로 집권하면서 권력투쟁이 격렬하게 벌어졌습니다. 이들은 중방이라는 무신들의 회의기구를 중심으로 정치를 운영했지만, 정치적 경험 부족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었습니다. 이러한 혼란은 1196년 최충헌이 이의민을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었습니다.

 

최충헌의 등장은 무신정권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는 교정도감이라는 최고 집정부를 설치하여 반대세력 제거, 조세 징수, 국정 총괄 등의 기능을 담당하게 했습니다. 또한 신변보호를 위한 도방을 설치하고 강력한 독재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최충헌은 이러한 권력구조를 자손들에게 세습시켜 최우, 최항, 최의로 이어지는 4대 60여 년간의 최 씨 정권을 형성했습니다. 최 씨 정권은 무신정권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통치를 보여주었으며, 특히 최우 시기에는 몽골 침입에 맞선 대몽항쟁의 중심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3. 대몽항쟁과 삼별초의 저항

1231년 몽골의 1차 침입으로 시작된 고려-몽골 전쟁은 약 40년간 지속된 장기항쟁이었습니다. 최우는 1232년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화도 천도를 단행하여 장기 항전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강화도는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가 빨라 몽골군의 공격이 어려운 천혜의 요새였으며, 개경과 가까워 지방과의 연결이나 조운 등이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강화천도 이후 고려는 내성, 외성, 중성의 3중 성곽을 구축하여 방어체제를 강화했고, 삼별초라는 정예부대를 중심으로 몽골군에 맞섰습니다. 삼별초는 야별초의 좌별초·우별초와 신의군으로 구성된 특수 군대조직으로, 대몽항전의 선봉에서 활약했습니다. 1270년 최씨정권이 무너지고 원종이 몽골의 지시에 따라 개경 환도를 단행하자, 배중손이 이끄는 삼별초는 승화 후 온을 왕으로 옹립하고 진도와 제주도로 거점을 옮기며 3년간 저항을 계속했습니다. 이들의 항쟁은 1273년까지 이어졌으며, 몽골의 고려 예속화 정책에 맞선 마지막 저항이었습니다.


결론

고려 무신시대 100년은 우리 역사상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시기였습니다. 비록 무신정변으로 시작된 정치적 혼란과 몽골 침입이라는 외침의 위기가 있었지만, 이 시기는 동시에 민족적 주체의식이 강렬하게 발휘된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40년간의 대몽항쟁과 팔만대장경 제작은 외침에 굴복하지 않는 고려인의 정신력을 보여주었고, 삼별초의 마지막 저항까지 이어진 투쟁정신은 후대의 배원정책으로 계승되었습니다. 무신정권기에 일어난 사회·경제적 변화는 고려 후기 권문세족의 등장과 신진사대부의 성장이라는 새로운 역사적 동력을 제공했으며, 이는 결국 조선 건국의 사상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무신시대는 단순한 정치적 격변기가 아니라 고려사회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과정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